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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바다’와 ‘시내 산’ - 출애굽 여정의 두 지명

[인공위성에서 찍은 시나이반도 주변, 홍해와 시내산이 여기 어디였을까?]

새해 들어 성경통독을 하면서 출애굽기를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출애굽기의 중요한 두 장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바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바다를 가르고 마른 땅을 건너간 ‘홍해 바다’와 모세가 불붙었으나 타없어지지 않는 떨기나무 앞에서 하나님을 만났던 곳, 그리고 출애굽한 후 십계명을 받은 시내(호렙)산입니다.

이 장소들은 현재 어느 곳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여러가지 주장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검색해 보면 출애굽 경로가 일치하지 않고 조금씩 다르게 그려진 것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홍해 바다’는 사실 홍해 바다가 아닙니다. 번역을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렇게 알려진 것입니다. 히브리어 원문은 ‘얌수프’입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은 ‘얌수프’를 건넜다고 기록돼 있는데, 그리스어 번역성경인 70인역이 ‘홍해’로 번역했습니다. 후에 번역된 성경들이 이것을 따라 얌수프를 홍해 바다로 번역한 것입니다. 히브리어 ‘얌수프’는 갈대 바다라는 말입니다. 물론 그 갈대 바다가 지금의 홍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꼭 지금의 홍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얌수프’로 볼 수 있는 후보지가 몇 군데 더 있습니다(홍해 꼭대기 위에 있는 비터 호수 등).


시내 산은 먼저 알아야 할 것이 모세가 하나님을 만난 하나님의 산 호렙과 나중에 출애굽 한 후 머물며 십계명을 받았던 시내산이 같은 곳이라는 점입니다. 정확히 같은 산은 아니라도 성경은 그것을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고 있습니다(신 9:8).

성지순례에 가면 ‘예벨 무사’(Jebel Musa, 모세산)를 시내산이라고 소개합니다만 그렇게 전해 내려오는 것이지 그곳이 시내산이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 후보지가 여러 곳 있지만, 책 ‘떨기나무’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산이라고 주장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검색해 보면 그 책의 주장을 옹호하는 내용도 많이 나오지만, 그 주장의 오류를 밝히는 내용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김동문 선교사의 반론, 팟캐스트 비블리아의 떨기나무편).


저는 사실 시내산이 시나이 반도에 있건,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얌수프가 어디냐 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성경이 전하는 것은 하나님이 이끌어내신 백성을 하나님이 보호하고 인도하신다는 것이고, 바다처럼 우리를 가로막는 어려움이 있어도 하나님보다 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시내산도 장소가 어디인지 보다, 자기 백성을 위해서 모세를 부르신 하나님, 그리고 자기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이 지켜야 할 법을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성경에 나온 그 장소가 어디인지 밝히려는 노력은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확실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이것을 두고 논쟁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 신앙 생활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때가 있습니다. 나는 신앙적으로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잘 모른다고 해서 그 사람을 무시하고 가르치려고 하고 자기 주장에만 목소리를 높일 때가 있는데, 신앙적인 열정은 귀하나 그 모습은 전혀 신앙의 모습이 아닙니다. 얌수프가 어디인지, 시내산이 어디인지 몰라도, 또 신앙적인 지식에 그리 밝지 않아도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알고 따라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믿음의 삶 위에 더해지는 지식만이 빛이나고 덕을 세우는 것이 됩니다. 믿음 생활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잊지 않고 또 지식으로 덕을 세우는 성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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