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대못 녹슨 대못 / 운계 박 충선 박힌 채로 구부러진 녹슬어 붉은 몸 부식으로 터진 껍질 털어내지 못하고 바람 벽에 핏물을 흘리고 있는 깊숙이 박힌 대못은 그리도 고약한 내 고집의 형상이로다 스스로는 바로 일어 설수도 곧게 펼수도 없이 시신처럼 굳어버...
품바의 고무신 품바의 고무신 /운계 박 충선 구천을 떠도는 어미 아비 혼이여 보고 계시나요 오라는 곳 없어도 찾아 들곳 여기 저기 널렸으니 지금은 당신들 곁에 갈수 없는 나 허름한 넝마걸친 부자라오 회색 구름되어 울어주는 할미 할비 넋이여 빌어 먹고 사는 ...
내가 지고 싶은 멍에 내가 지고 싶은 멍에 / 운계 박 충선 누구래 무거운 멍에 등에 지기를 좋아 하겠느뇨 눈을 들어 논두렁 밭두렁에 멍에를 지고 어슬렁 어슬렁 멍에의 고통을 말없이 지고 밭갈이 하는 저 황소를 보라 어이 어이, 워 워 , 이랴 이랴 귀에 익은 주인...
잊으려 해도 잊으려 몸부림으로 깃을 털어도 잊어지기는 커녕 그리움 눈꽃으로 쏟아져 내리고 잊으려 텅빈 하늘로 사련의 아픔 흩뿌려도 잊어지기는 커녕 님의얼굴 뭉게구름마다 수줍게 아른 거리고 잊으려 두손으로 얼굴 감싸고 눈을 감아도 잊어지기는 커녕 사랑의 추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