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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바의 고무신

품바의 고무신

                           /운계   박 충선

구천을 떠도는

어미 아비 혼이여

보고 계시나요

오라는 곳 없어도

찾아 들곳 여기 저기 널렸으니

지금은 당신들 곁에 갈수 없는 나

허름한 넝마걸친 부자라오


회색 구름되어 울어주는

할미 할비 넋이여

빌어 먹고 사는 한

쩔은 넝마로 휘감고 사는 한

거적 덥고 새우잠 자야하는 한

한 소나기 거나하게 퍼부어

지친 영육 말끔히 씻어나 주오


움막에 스미는 햇살에

눈꼽을 부벼내며

뒤축 터진 검정 고무신 질질 끌며

허리춤에 우그러진 깡통차고

얻어 먹을 힘 남겨주어

끈질긴 생존의 멍에 등에 지고

둔덕을 내려가며

각설이 타령에 어깨춤 있게 하니

얼마나 감사하오


낡은 검정 고무신 오른 손에 잡아들어

맨마닥 내리치며

저려진 삶의 한탄인지

요지경 세상 풍자인지

몸짓으로 풀어내는 해학인지

말끔한 사람들 값싼 웃음으로

서픈 엽전 깡통에 던져주나

이미 나는 배부른 가난뱅이

자유하는 영혼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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