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그리스도인

이기적인 그리스도인 (알버타 저널 목회자 칼럼에 기고한 글입니다)


 ‘뱀파이어 크리스천 Vampire Christia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Dallas A. Willard가 사용한 용어입니다. ‘뱀파이어 크리스천’은 구원을 위해 필요한 예수 그리스도의 피에만 관심이 있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제자가 되어 순종하는 삶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사람처럼 보이지만 흡혈귀가 사람이 아니듯이 성도처럼 보이지만 ‘뱀파이어 크리스천’은 온전한 성도가 아닙니다.  교회가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교회가 세상을 감동시키기는 커녕 안믿는 사람들보다 더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오해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교회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처음 교회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7)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은 그리스도가 오셨고, 죽으셨고, 다시 사셨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주목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좋아 보였고, 부럽고,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선교의 역사에서 교회는 세상에 빛이 되어 왔습니다. 의료와 교육, 복지 사업을 통해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을 알려줬고, 남녀가 평등하다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많은 역사의 순간에서 교회의 전한 바는 억눌린 사람들에게 진정한 복음이 되었습니다. 약자로 희망 없이 살던 인생에 자유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조롱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속물스럽고 더 탐욕스러우며, 예수님의 기준이 아닌 세상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 이하의 집단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뱀파이어 크리스천 교회가 딱 맞는 이름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뜻이 이 시대의 상식보다 못해서일까요? 그럴리가요.

 이 현상은 심각합니다. 이것은 교회 역사에 있었던 박해와는 다른 일입니다. 박해는 믿음 때문이었고, 그 믿음을 지키느라 받은 것이지만, 지금의 문제는 오히려 교회가 믿음의 길이 아닌 길로 가기에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조롱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와 믿는자들이 모두 이기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은 하나님의 율법에도 없는 것이고 예수님이 전하신 천국복음에도 없는 얘기입니다. 오히려 예수님께 욕먹었던 사람들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돌아보면 문제는 명확합니다. 교회가 그 근본 가치인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입으로만 외치기 때문입니다. 또 신앙생활의 열심이 주님을 향한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내가 이 세상에서 물질적인 복을 받기 위한 수단이 돼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땅의 일 너머를 보던 하나님의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지 만나기 어렵습니다.

 교회의 가치와 기준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시선입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것이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교회와 목회자들과 교인들에게 좋은 것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큰 교회는 교인이 많은 교회고, 그 교회의 목사님이 큰 목사님이고, 그런 교회에 다닌다고 말하면 어쩐지 자부심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요?  '교회만 그러냐? 다른 종교는 더하다.' 이렇게 변명할 수도 있습니다. 더한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종교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시대가 악해서 그런것일까요? 아닙니다. 다른 시대에도 그랬습니다. 어떤 종교든 기득권이 되면 타락했고, 번영기를 거치면 그 생명력은 희미해졌습니다. 그것이 종교의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을 이루고 형식화되고, 사람들의 요구에 맞게 세속화되고... 결국 종교를 타락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의 죄성입니다. 사람이 그렇게 생겨먹었습니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주면 그곳에 많은 수가 모이고, 그것이 더 가속화되면서 결국 사람들이 듣기 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그것이 그 종교의 가치가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까지 인정이 된다면,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 비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얘기는 사실 교회좀 다닌 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고, 심지어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도 할수 있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 질문이 남습니다.  1517년, 501년 전에 독일에서 마르틴 루터를 통해서 종교개혁이 일어났고, 새로운 교회인 개신교가 생겼습니다. 500여 년이 지난 지금 개신교는 숫자와 크기, 물질의 가치를 기준으로 삼고 있고 어떤 이들은 그런 흐름에 반하여 교회가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사람은 일반적으로 종교가 500년이 지나면 개혁해야 할 만큼 타락하게 된다는 얘기도 합니다.

 새로운 교회가 필요할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저는 여전히 지난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있고, 지난 시대의 시스템 안에 있습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새로운 교회, 새로운 목회를 꿈꾸며 길을 찾아야겠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기존의 것을 반대한다고 옳은 것이 아니고, 지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는다고 선이 아니라는 생각도 합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되 본질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찾아내야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하십니다. 다만 그 흐름이 일어나는 쪽에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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