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종기와 친구

스무살, 종기와 친구 (설교 준비 중 떠오른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일입니다. 고3 때까지 고향에서만 살다가, 처음으로 부모님을 떠나서 타지에서 생활하던 어리숙하던 제게 지금 생각해도 가슴 뭉클하게 하는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크고 아픈 종기가 배에 났었습니다. 처음에는 빨갛게 되고 가렵더니 주변이 딱딱하게 뭉치고 며칠이 지나니까 열이 나기 시작하고 너무 아팠습니다. 겪어 본 적이 없는 일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아무런 처치를 못하고 며칠을 지내니까 움직이기 힘들만큼 아팠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에 말도 못하고 아파하고 있는데, 가장 친했던 친구도 보고서 어찌할 줄을 모르고, 기숙사 방의 선배들도 보고서 어떻게 하지 못했는데, 기숙사 방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친구 한명이 찾아왔습니다. 동기였고 기숙사에 살고 함께 어울려서 친구는 친구인데 친하다고 하기는 어려운 친구였습니다. 마음의 친밀함도 그랬고, 어딘지 모르게 조금 불편하고 나와 잘 안맞는 것 같은 그런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와서, 아픈 부위를 보더니 “다 곪아서 짜야 한다”며 그 상처를 직접 짜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와 그렇게 친밀한 감정이 아니었던 저는 좀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또 너무 아팠기 때문에 겁나는 마음도 있었는데 그 친구는 또래임에도 참 어른스럽고(정말 그 증상을 잘 알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침착하게 그리고 주저함 없이 한참을 짜 주었습니다. 제 마음이 어땠을까요?

 나이는 성인이라지만 부모곁을 떠난지 얼마 되지 않은, 그리고 참 어리숙하기 그지 없었던 제가 혼자 말못하고 아파할 때 찾아와서 더럽게 느껴질 수 있는 그 상처를 만지고 짜주고, 잠깐도 아니고 한참을 그렇게 해준 친구 덕분에 내 마음에는 따뜻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돌아보면 언제나 부족한 저를 위해서 한 명씩 힘이 되주는 친구를 허락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대학때도 그랬고 군대가서도 그랬고 목회 현장에서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우리 성도 여러분이 저에겐 그런 분들입니다. 그리고 평생을 그렇게 도움 받았으니 저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움직이고, 할수 있는한은 최선을 다해 도우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 때 그 상처는 어떻게 됐을까요? 정말로 그 친구 말대로 다 짜내고 나서 바로 열도 내리고 상처도 아물게 되었습니다. 오늘 말씀을 준비하면서 그 기억이 떠올라서 이곳에 나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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