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와 언어

성서와 관련된 언어에 대한 내용들을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기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성경을 기록한 원어는 무엇인가요? 한번 생각해 보시고 답을 보시기 바랍니다.

답은 ‘히브리어’와 ‘헬라어’입니다. 히브리어는 히브리인의 언어 즉 이스라엘의 글자입니다. 구약성경이 처음에 히브리어로 기록됐습니다. 헬라어는 그리스어입니다. 신약성경이 기록된 시대는 헬라어가 공용어였던 시대입니다. 그래서 신약성경은 헬라어로 써 있는데, 그 중에서도 보통 사람들이 많이 쓰는 일상 언어인 ‘코이네 헬라어’로 기록됐습니다.


예수님은 히브리어를 말하고 쓰고 읽을 줄 아셨을까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히브리어보다 아람어를 쓰셨을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아람어가 섞인 히브리어를 쓰셨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아람어는 성경의 아람(지금의 시리아)의 말인데, 앗수르와 바벨론의 언어로 사용되어 바벨론 포로기 이후 유대인들도 아람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갈릴리 지역 사람들이 특히 아람어를 많이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유다가 멸망하고 포로기를 겪으면서 유다인들은 주변 여러 나라들에 흩어져 살았고, 그러면서 점점 히브리어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거의 사어(死語, 사용하지 않아서 죽어버린 언어)가 되었던 히브리어를 다시 살린 것이 현대 이스라엘의 건국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세워지면서 이스라엘의 국어로 히브리어를 다시 살려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히브리어는 쓰는 방향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러니까 한글이나 영어의 방향과 반대로 씁니다. 가끔 히브리어를 보면 습관대로 왼쪽부터 발음을 맞춰보려고 하는데, 반대로 읽어야 합니다.

히브리어와 헬라어와 아람어는 나왔고, 이제 성경의 번역과 언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종교개역자 Martin Luther가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다는 것은 아실 것입니다. 루터가 독일어로 번역한 성경은 라틴어 성경이었습니다. 성경이 원래 쓰여진 언어는 히브리어와 헬라어와 일부 아람어니까, 라틴어 성경은 번역된 성경이겠죠? 그러면 라틴어 성경이 최초의 번역 성경일까요?

일반적으로는 구약의 히브리어를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을 최초의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신약성경에서 인용하는 구약성경은 거의 다 70인역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이미 70인역(LXX, 셉투아진트) 헬라어 성경이 기본 성경이었습니다. 히브리어를 읽지 못하는 유다인들을 위해서 당시 국제어인 헬라어로 번역한 성경입니다. 70인역 이후에 여러 번역들이 나오는데, 시리아어로 번역된 Peshitta(페시타), 라틴어 번역인 Vulgate(불가타/벌게잇), 아람어 번역인 Targum(탈굼), 이집트어 번역인 콥트어 성경 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대에 많은 언어로 번역되기 이전에 유대인들이 많이 살았던 지역, 그리고 기독교가 왕성했던 지역에 그 지역의 언어로 번역되는 역사가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매일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성도들과 함께 나눕니다. 몇 년 째 하고 있는데, 올해는 공동번역 성경을 읽고 있습니다. 공동번역 성경을 읽으면 어떤 부분은 개역개정 성경에 비해서 절 수가 다르기도 하고, 내용이 없기도 하고, 내용이 더 있기도 합니다. 같은 내용도 번역이 달라서 느낌이 확 다를 때도 많습니다. 공동번역 성경은 번역하는데 있어서 ‘내용 동등성’을 추구(의역)하는 원칙을 가지고 번역했기 때문에, 말을 좀 바꿔서라도 원래 의미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늘 읽던 개역개정 말고 다른 번역을 읽으니 더 이해가 잘되는 부분도 있고, 말씀에 대한 묵상이 풍성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새번역 성경을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역개정과 공동번역과 새번역은 대한성서공회에서 번역한 성경입니다. 다 믿고 볼 수 있는 성경입니다. 공동번역이나 새번역 성경을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인터넷 성경을 추천합니다. 무료로 제공하는 인터넷 성경에 다 공개돼 있습니다.(holybible.or.kr)

얼마 전에 구약 성경이 헬라어로 기록됐다는 주장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착각했거나 오타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구약은 히브리어, 신약은 헬라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이 히브리어 성경인 맛소라보다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히브리어 성경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맛소라 텍스트(MT)는 70인역보다 후대에 정리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구약 성경이 헬라어로 써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시대로 볼 때 헬라어가 공용어가 되고, 국제화가 되기 훨씬 전부터 구약 성경이 기록됐고 히브리어로 기록됐을 것입니다.

맛소라 텍스트의 연대가 늦다는 것은 히브리어 성경 자체가 나중이라는 것이 아니라 히브리어 성경을 맛소라 학파가 정리해서 표준판을 만든 것이 70인역보다 후대라는 말입니다.


오랜 세월을 전해온 성경은 원본을 알 수 없고, 많은 사본과 번역본만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며 수많은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진리의 말씀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어떤 번역도 원어를 완벽하게 번역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영혼에 생명을 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성경 속에서 길을 찾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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