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세계관’


대부분의 종교는 경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전이라는 말로 번역하는 Canon은 길이를 재는 ‘자’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어원 상 '갈대'라는 의미를 가진 말인데, 그 의미에서 길이를 재는 자, 척도, 기준의 의미가 나왔고, 그 말을 신앙의 기준이 되는 경전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카메라 회사인 캐논이 영어 표기가 같은데, 카메라의 기준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기도 했지만 원래는 불교 용어인 '관음'을 뜻하는 일본어 발음인 '칸논' 이었습니다.


기독교의 경전은 성경입니다. 성경은 오랜 세월 동안 기록되었고 또 오랜 시간의 역사를 통해 기독교 신앙의 기준으로 인정된 책들의 모음입니다. 인정이란 말은 그 안에 하나님의 뜻과 진리가 담겨 있다고 믿는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기독교 신앙의 유일하고 절대적인 기준입니다.


'성경적'이라는 말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성경적이라고 하면 진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 말의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별로 성경적인 것 같지 않은 생각에 성경적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 같았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말을 사용하고, 성경 말씀을 인용하기만 하면 성경적인가?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신앙의 기준이 성경이므로 우리는 성도로 살면서 만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성경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물론 그래야 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모든 질문의 답을 직접적으로 주지 않습니다. 성경의 내용은 지금의 우리 세상과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너무 멀기 때문입니다. 정말 성경적인 것은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성경 구절이 아니라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것을 아는 것이 단순하기 않기에 '성경적'이라는 말을 쉽게 쓸 일이 아닙니다.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 들을 때는 참 신앙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생각해 보니 ‘그게 과연 옳은 표현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것에 대해서는 성경적이어야 하지만 어떤 것에 대해서는 성경적이면 안됩니다. 신앙은 성경적이어야 합니다. 성경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뜻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성경을 근거로 하지 않은 신앙은 잘못된 것입니다. '가치관'도 성경적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보시는 눈으로 세상과 사람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크게 보시는 것을 크게 보고, 하나님이 작게 보시는 것을 작게 보아야 합니다. '성경적 역사관'도 말이 됩니다. 역사를 보는 관점이 다양하지만 신앙인이 역사를 보는 관점은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일’입니다.

그런데 성경적이면 곤란한 것이 있습니다. 성경적 세계관이 그렇습니다. 좋은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일까요? 성경의 내용에 하나님의 말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성경은 다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좁은 의미로 하나님이 하신 말씀도 있고, 예수님이 하신 말씀도 있고,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고, 노래들도 있고 다양한 시대에 쓰여진 다양한 문학 형태가 섞여 있습니다. 어떤 부분엔 아주 고대의 자연관, 우주관, 세계관이 담겨 있습니다.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말을 오해하면 지금 우리도 성경에 있는 세상을 보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말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경의 최신 연대는 언제일까요? 늦게 기록된 신약 성경이 기원후 1세기 전후의 글이라면 지금부터 2,000년 정도 이전의 글이고, 구약으로 가면 거기에 1,000년 이상을 더해야 합니다. 예수님 시대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비교하면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가 있던 삼국 시대 초반입니다. 성경적 세계관을 고대인의 세계관으로 오해하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성경에 써 있는 말이라고 다 성경적인 것이 아닙니다. 성경 전체가 말하고 있는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계획, 하나님의 뜻 그것을 담고 있어야 진짜 성경적인 것입니다. 성경적인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성경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성경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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