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고 싶은 멍에
/ 운계 박 충선
누구래 무거운 멍에
등에 지기를 좋아 하겠느뇨
눈을 들어
논두렁 밭두렁에
멍에를 지고
어슬렁 어슬렁
멍에의 고통을 말없이 지고
밭갈이 하는 저 황소를 보라
어이 어이, 워 워 , 이랴 이랴
귀에 익은
주인의 한마디에
순종하며
굳은 땅 갈아 업는
저 육중한 힘의 동체를 보라
메고 싶어 멘것도
좋아서 멘것도
아니고
태어나 숙명처럼
고삐에 꿰이고
멍에를 등에 지고가는
순종의 황소걸음을 보라
나도 황소같이
메고 싶은 멍에가 있다
그분의 말씀
그분의 지혜
그분의 예언
스스로 즐거이 멍에 메고
삶의 굳은 땅
어둠의 세력을 갈아업는
그분의 우직한 황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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